글 수정하기

비평

다른 글도 좋았지만, 전국의 부장님께 감히 드리는 글을 읽고 공감을 느끼며...
글이 작성된 2017년. 과도기적인 시기다. 나는 16년도 졸업과 동시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운 좋게 바로 취업했다. 생계를 위해 시급 6,030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되는 감사한 일이었다. 감사하기를 잠시, 내가 들어간 곳은 해당 업계에서 유명한 불 꺼지지 않는 직장. 소위 말하는 '꼰대'의 집단이었다. 아뿔싸, 그럼 그렇지 어쩐지 자리가 많이 비어있더라.
퇴근을 못했다. 일을 빨리 끝내고 퇴근하면 '일 못하는 직원'으로 낙인찍혔다. 일 미루는 자들은 오래 앉아서 진득하게 일 잘한다고 칭찬받았다. 이거 맞나...? 취미도 못 즐겨, 친구도 못 만나, 집에는 정말 잠만 자러 들어갔다. 부장은 회식을 강제하고 자신의 5년 전, 10년 전, 15년 전, 급기야 입사 때를 떠올리며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같은 무용담을 541217번 정도 들었다. 사회 초년생에겐 가혹한 시기였다.
n년 후 돌고 돌아 다시 발령 나 들어가게 된 첫 직장. 그사이 분위기가 많이 바뀐 듯 하다. 부장은 그대로, 직원은 새 바람이 불었다. "나 때는 말이야"를 꺼내면 라떼씨라고 욕을 먹었고, 상습적 성희롱 발언도 "요즘은 그런 말씀 큰일 나요 부장님"하며 저지하는 직원이 생겼다. 저녁 회식이 강제가 아니게 된 세상. '가족 같은 회사' 가 사라진 세상. 퇴근을 안하면 '일 미루는 무능한 직원'임이 당연해진 세상. 어쩌면 당연한 것이 너무 늦게 와버린 그 공간을 떠올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3.8매)

2

0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