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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저는 대구경북에서 4년째 브랜딩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1인사업가 000 대표 000입니다. 사실 제가 대표님과의 직접적인 연락의 기회를 만들기 위하여 이틀동안 온갖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이렇게 연락을 하게 된 첫번째 경위는, 그닥 유쾌하지 않은 일입니다. 이번에 대표님께서 운영하시는 기업과 계약을 하여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담당자분과의 소통 문제로 50만원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연구원분들과 회사 전체를 비난할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잘못된 문제 파악과 해결 방안에 "보다 힘이 없는 기업이라 그냥 굴복하고 수용만을 해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이번 일은 내용이 방대하여 한번의 카톡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제 나름대로는 너무나 억울한 마음이 생겼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찰을 빚는 이틀동안 대표님의 기업에 대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자연스레 대표님께서 걸어오신 발자취를 함께 걸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회적기업에게 브랜딩 멘토링을 해준 경험이 있을 정도로 평소에도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문화예술, 커뮤니티 운영 등에 대한 관심과 존경심이 워낙 남다른 사람입니다. 실제로 학생 때부터 관련된 활동들을 직접 찾아서 했고 창업을 하기 전, 단체를 만들어 운영해 본 경험도 가지고 있을정도니까요.

또한 저는 평소에 대구경북 청년들 중 인재는 많으나 기업이 없어 지역을 이탈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본인의 재능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할 겨를도 없이 현실에 떠밀려 사는 삶을 자주 보았습니다. 저는 재능을 살려 사업이라는 길을 선택했으며 제 꿈이 있다면 대구경북에 인재들은 넘쳐나니 연봉을 받는 삶이 아닌, 스스로에게 연봉을 주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이 되자.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겨 대구경북이 청년 창업의 도시로 성장하였으면 좋겠다는 거창한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꿈이 크고 대표님과 관심사가 비슷한 창업 청년으로서 돈을 떠나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는 일에 적어도 현명한 해결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는 해봐야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대표님과의 연락의 기회를 찾아다녔던 것입니다.

솔직하게 처음에는 좋지 않은 일로 기업과 대표님을 마주하며 "도대체 이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보자" 라는 심보로 밤새 조사를 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조사를 하면 할수록 대표님과의 커뮤케이션이 기대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찰을 빚었던 계약건에 대해서도 연구원분들이 아닌 대표님과 객관적인 판단을 하여 직접 상의하고 싶으며 이와 별개로 이번을 계기로 대표님의 삶이 궁금해졌습니다. 대표님에게 청년, 사업, 커뮤니티, 조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연락을 드립니다.

해당 내용으로 대면 미팅이나 비대면 미팅 중 편한 방식의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나름대로 억울한 밤을 며칠째 지샜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글이 길었으나 한마디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쑥쓰럽지만 대표님과의 인연의 물꼬를 트고 싶다는 패기있는 젊은 청년사업가의 제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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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4년차 창업인이 되었을 때 한 기업의 책임담당자와 마찰을 빚고 그 기업의 대표님께 카톡으로 보낸 편지이다. 꼴랑 50만원 되는 돈을 못돌려 받아 버럭한 것이 아니였다. 책임담당자는 나의 연락을 회피했고, 본인 회사 규모를 자랑했으며, 은근히 깔보는 말투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나는 꽤나 끈질기고 도전적이다. 그래, 나도 내 기업 대표야. ‘대표는 대표랑 이야기한다.’ 라는 조금은 당돌하고 무식한 마음으로 대표님의 연락처를 수소문 했고 편지를 전할 수 있었다.

내 편지를 받은 대표님은 마음에 상처을 드려 죄송하고 위로를 전한다며 조속히 수습될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해주신다 하셨다. 실제로 다음날 바로 다른 담당자분과 친절하고 원만히 이슈를 해결했다. 누군가는 ‘그게 효과가 있을까’ 라며 갸우뚱 거리디도 했다. 나는 그럴 시간에 뭐라도 해보자는 주의다. 이런 이슈는 푸는 것이 다가 아니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편지 한통으로, 나는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었다. 설득도, 기회도. 그래서 내가 쓴 글 중 가장 잘 쓴 글이라도 생각한다.>

(10.4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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