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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다
‘퍽’
옥상에서 떨어진 그녀의 두개골이 깨지는 소리다.
더이상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었다.
‘타닥타닥’
키보드 자판 소리가 사무실에 퍼진다.
먼지가 쌓인 회색으로 빛바랜 모니터. 모니터 속 배경화면은 기본 스타일이다. 데스크 위엔 칠이 조금 벗겨진 텀블러가 하나 있다. 오래전, 대학시절 생일선물로 받은 것이다. 그녀도 한때는 멋진 미래를 기대했었다. 친구들과 생일이면 서로 축하해주기도 하고 작은 선물도 주고받기도 했다. 아무튼 데스크엔 오래된 텀블러가 하나 놓여있고 그외엔 먼지뿐이다. 30대의 계약직 선영씨의 눈동자는 흐릿하다.
관성으로 매일 출근을 한다. 맡은 업무는 몇년째 동일하다. 업무도 변함이 없고 그녀의 일상도 변함이 없다. 변한건 그녀가 미래에 바라는 희망이 사라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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