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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고양이를 도도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바보다.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도대체 어떻게 오랜 시간을 생존해 왔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일단 그들은 16시간 이상을 잔다. 무방비 상태로. 게다가 놀랍게도 아주 사냥을 못한다. 일부 사람들은 길고양이가 새를 사냥해 먹어 새를 멸종시키는 유해 종이라고 주장하는데, SNS 속에 사냥에 실패하는 영상이 흔히 돌아다닌다. 영상 속의 고양이의 동공이 커졌다가 작아진다. 몸을 낮추고 귀를 뾰족 세운다. 엉덩이를 씰룩인다. 양쪽으로 여러 번 씰룩씰룩. 사냥의 전조이다. 살금살금 소리 없이 다가간다. 천천히. 맹수 그 자체. 그런데 사냥에는 실패한다. 헛손질을 허공에 한다. 아주 웃긴 녀석들이다. 그리고 가끔은 몸을 부풀리고 "우루룩" 소리를 내며 뛰어다닌다. 이게 상대를 도발하는 행동이라는데 웃기다. "우루룩". "우루룩". 소리도 웃기다. 일단 나를 상대로는 도발에 성공했다. 귀여워서 졌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고양잇과 동물에 호랑이, 표범, 치타, 삵, 퓨마, 사자, 고양이 등이 속해있다. 하찮다. 왜 '고양잇과 동물' 이라고 명명했는지 궁금하다. '사자과', '호랑이과', '표범과' 했으면 더 멋있을 텐데 왜 '고양잇과' 인가? 아. 갑자기 스치듯 이치가 떠오른다. "귀여운 것이 최고다." 귀여워서구나? 그리고 귀여워서 생존한 거구나? 너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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