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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개인이 이루어낸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사람과 스치고, 부딪히고, 때로는 아끼며 살아갑니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작지만 강한 탐욕 하나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탐하는 것입니다. 나도 가졌지만, 못 가진 것을 더욱 탐냅니다. 나에게 없고, 너에게 있는 것이 부럽습니다. 그것을 갖고 싶어 끈질기게 노려 보지만 동시에 내가 무엇을 쥐고 있었는지는 잊어버렸습니다. 더욱 갈증이납니다. 갈망합니다. 이제는 내가 쥐고 있는 것을 놓고 두 손으로 남의 것을 더욱 움켜쥐어 봅니다. 그래도 안되면, 얻기 위해 내주어야합니다. 내가 갖고 있는 것도 하나씩 벗어던집니다. 마치 신발을 벗어 던지듯이 말이죠. 맨발의 상태로, 두 손을 꽉 지어 힘을 내봅니다. 그 다음은 무엇을 내주어야 하나, 골똘히 생각하던 도중, 이내, 쿵 떨어집니다. 남이 갖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맨발의 차가운 촉감으로 느껴집니다.

<단편영화 아침, 시놉시스>

혼자서도 여럿이서도 우리는 늘 고요하면서 바쁩니다. 그것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지하철입니다. 제가 촬영 장소를 지하철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앉아 보면, 자리마다 손잡이가 달려있습니다. 어느날, 마치 우리가 손잡이를 부여 받은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을 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 재능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런 흥미로운 물음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찾아보면 나도 무언갈 갖고 있습니다. 여주인공 역시, 이미 지하철 손잡이 하나를 꽉 지고 있는 것처럼요. 다만, 다른 사람에게도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것이 있을 뿐이에요. 각자가 부여받은 주렁주렁 매달린 손잡이처럼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사람의 것일 뿐입니다. 내가 손해를 보아도, 애를 써도 가질 수 없는 그 사람의 고유한 것이요.
들키기 싫지만, 어쩌면 아주 깊은 곳에 내재 되어있을, 인간의 탐욕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과정을 단편영화에 담았습니다.

  • 감독의 말-
(4.8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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