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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II
명실공히 '좋은 글'. 그 중 가장 좋았던 좋은 글 하나와 아쉬운 글 하나를 뽑아서 비평해보겠습니다. 무엇이 좋은 글이었는지, 아쉬운 글이었는지 따로 표기는 안 하겠지만, 읽어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마주한 세계를 피하지 않고 있는 힘껏, 들이박아 피 흘리기
좋은 글이 모두 문학적인 것은 아니다. 문학적인 '킥'이 들어간 글이 좋은 글일 확률은 높다. 이 글에는 문학적인 킥이 적재적소에 가득하다. 그러니까 좋은 글일 확률이 높다. '퍽, 퍽, 퍽 소리가 들린다.' 와 같은 표현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금 보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바로 보여준다. 상념을 건네지 않고, 상상을 건넨다.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곳을 의심하게 만든다. 여기가 진짜 안전한 곳이 맞나? '출근한 지 사흘 만에 지반침하로 무너지는 크레인에 깔려 숨진'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이곳이 과연 안전한가? 이런 의문을 독자가 계속 품을 수 있도록, 이 글은 문제 제기를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더 들이박는다. 글이 진행되면 될수록 긴장감은 해소되지 않고 줄곧 이어진다. 그러다 글쓴이 본인이 피를 흘린다. '내 무력한 글로-'로 시작되는 문장이 글의 거의 마지막에 위치한 건 글쓴이의 계산이거나 편집자가 배치했거나, 그러지 않을까. 실은 저 말을 가장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을 가장 먼저 글에서 하게 되는 순간 독자들은 이 글에서 '퍽퍽퍽' 도 '아이고' 도 하지 않고 그냥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고만 여겼을 것이다. 발 딛고 있는 세계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믿었을 것이다.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고서 날리는 잽 무더기
글을 보자마자 바로 보이는 구조가 있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단을 구분해가며 기자는 자신이 생각한 바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문장은 막힘이 없으며 리듬감도 느껴진다. 그러나 거기까지. 읽히게 하는데 문제가 없으나 임팩트가 크진 않다. 자극적으로 쓰라는 게 아니다. 오히려 예시로 드는 내용 자체는 세다. 지금 한참 핫했거나 그때 한참 핫했던 거.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논의를 이어나가 어느 정도 각자의 시선도 생기고, 의견도 제시할 정도의 사건들. 이런 내용을 가지고 칼럼을 쓰려면 보다 인상에 남을만한 대목을 갖고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이 부분을 묘하게 틀어도 좋았겠다. 뭣이 중헌 게 진짜 중허냐고. 뭣이 중헌디 알려주면 네가 알 거냐고. 등.
(6.2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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