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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II
글을 쓰는 이가 글의 한 가운데 있어서는 안 되는 때가 있다. 누군가의 죽음을 기록할 때.
무엇도 재단해서는 안 될 때가 있다. 타인의 일상을 전달할 때.
필자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나열한다.
'떨어짐, 끼임, 깔림, 뒤집힘.'
죽음의 이유와 고통과 반복됨이 여기에 이미 들어있다. 더이상 서술할 필요없이 간결하다. 간결하면서도 직접적이다. 직접적이면서도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다. 감정적이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그리고 여기에 이어, 죽음 앞에서 '말의 무력함'에 대해 털어놓는다. 말의 무력감은 곧 필자가 느낀 무력함일 것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단호하면서도 조심스럽다. 지난한 문제에 대해 함부로 '정의'를 운운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고'로 대신할 뿐이다.
필자는 일상화된 잔혹한 킬링필드를 목도하고서 말을 아낀다. 말은 아끼지만 뜻을 아끼진 않는다. 적당한 거리, 지켜져야 할 도리, 마땅히 해야 할 호소과 같은 '사람다움'이 이글에 모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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