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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II

[위력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글쓴이가 위력을 행사 당한 것이 아닌, 행사 했을지도 모를 경험을 예로 들어 시작한 점이 시선을 끌었다. 독자가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중간중간 약간의 유머를 섞어 이해하기 쉬운 적절한 예시를 들어 주었다.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유머를 사용했음에도 가볍다고 생각된 부분이 없었다.

상사의 카톡과 메일에 어떻게 답장해야 할지 고민하던 지난날의 내가 떠올랐다. 그들은 늘 자신 같은 상사가 없다며 내가 그들과 있으면 편하다 생각한다고 여겼다.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당연히 아니었다. 당연히 불편했다. 나는 그들이 그런 말을 할 때, 내 생각 속에 있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며 반박해 본 적이 없다. 웃어넘겼다. 내 생각이랑 다른 말이 귀에 들려오지만 그건 아무튼 그들의 기분이 좋은 '좋은 분위기'니까. '별난 애'가 되기 싫었으니까. 또, 그게 가장 편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회사에는 별난 사람이 있었고 가끔은 부러웠다. 두려워지기도 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알게 모르게 위력을 행사하거나, 누군가 어쩔 수 없이 짓는 웃음이 진짜인 줄 착각할까 봐.

나는 역시 어떤 식으로든 내가 떠오르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도 하고 싶게 만드는 글. 내가 엿보이는 글만큼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글은 없다. 나는 별 것 아닌 일을 특별하게 쓰고 싶은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단어를 쓰고 싶진 않다. 그럴수록 더욱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해서 쓰고 싶다. 그래서일까, 읽기 쉬운 단어를 사용하여 알기 쉽게 쓰인 글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 부분에서 독자를 향한 배려를 느낀다.

[이 비루한 인간의 욕망]

단 한 줄의 문장이라도 마음에 들어온다면 그 글이 좋아지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공평하게 엉망진창이다."

이 문장이 마음에 들어와서, 한참을 곱씹었다. 그러고 보니, "위력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와 함께 읽기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4.9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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