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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II
이 비루한 욕망
이 칼럼을 비평하기엔 나의 실력은 너무나도 비루하다. 이 칼럼에 대한 비평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기로 하고, 인간의 비루함에 대한 생각을 적고자 한다.
나는 늘 인간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 그 누가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 아내와 자식에겐 자상한 아빠지만 부당해고와 임금체불을 일삼는 사장이 있다. 거리에서 사회정의와 약자보호를 외치지만, 아가씨 나오는 노래방만 가고, 집에선 깽판 치는 운동가도 있다. 일정 기간동안 존엄을 좇으며 살다가 나머지 일생을 비루한 욕망만 좇으며 살게된 사람이 있다. 반면 비루한 욕망을 좇으며 살다가 나머지 삶을 존엄을 좇으며 사는 사람도 있다. 그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자들을 몰아세우고 싶지 않다. 언행이 불일치한 가운데 법률적 문제가 엮인 자라면 당연히 그 책임을 져야겠지만, 그 이상 몰아붙일 필요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인간이 다 그렇지...'하며 허여의 공간을 내주고 싶다. 인간은 늘 완벽하지 않기에... 언제는 이랬다가 나중엔 저러는 게 인간이기에... '내로남불'이라며 언행불일치 하는 당사자들을 꾸짖는 이들을 보면, 당신은 통일적이고 일관적으로 살고 있는 지 묻고싶다.
나는 '내로남불'만큼 공격적인 단어도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현재 모습이 그가 살아온 인생 모든 국면과 일치했는 지 측정하는 것은, 이 사회를 각박하게 만드는 것이다. 비루한 삶을 살았다고 나머지 삶도 비루하게 살 것이란 보장이 없다. 존엄한 삶을 살았다고 나머지 삶도 존엄하게 살 것이란 보장도 없다. 비루한 의도로 행한 일이 존엄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있는 반면, 존엄한 의도로 행한 일이 비루한 결과로 이어질 때도 있다.
인간의 양심은 절대 장담해선 안된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수 밖에 없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그 죄책 이상의 비난과 자책은 하지말자.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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