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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인간쓰레기', 인간답지 못한 이를 부르는 말.
분리수거도 안 되는 인간쓰레기. 쓰레기 중에서도 최악의 쓰레기.

인간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던데. 그렇담 인간쓰레기는 식물의 자양분도 되지 못할, 정말 쓸모없는 존재라는 의미일 것이다.

인간답지 않은, 가치없는, 미완성의 인간.
그렇다고 인간쓰레기가 아닌 모든 인간이 완성형 인간은 아니다.

죽으면 흙이 된다는 말을 전제로 했을 때,
모든 인간은, 썩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썩어가고 있는 인간, 이미 썩은 인간, 썩을 대로 썩어빠진 인간 정도만이 세상 위에 서 있다. 정말 썩은 구석이 하나도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이는 한 명의 유형뿐이다. 진실성 부분에서 썩은 인간.

썩은 부분은 도려내면 그만이다. 도려내면 나머지 부분은 그럭저럭 쓸 만하다. 썩은 부분을 베어낸 나머지 과육이 더 달콤할 때도 있다.
썩은 부분을 도려낼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 주어진다. 빨리 알아챌수록 더 많은 부분을 남길 수 있다. 이런 걸, 흔하디 흔한 자기반성이라는 단어로도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갱생이 불가한 인간성을 지닌 이도 없지 않다. 안타깝게도 그렇다. 바로 씨앗까지 썩은 인간. 씨앗까지 썩었거나 씨앗부터 썩은 경우는 '빠르게 썩어감'을 피할 수 없다.

흙으로 가는 과정 위에서 더 오래도록 인간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자주 도려내는 것'. 뼛속까지 썩기 전에 얼른 '썩었음'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아닐까.

(3.6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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