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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요즘, 어떤가요?
주변에서 자주 기침 소리가 들립니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감기에 걸리진 않았나요.
저는 한번 감기에 걸리면 잘 낫지 않는 편인데 다행히 아직은 무탈합니다.
요즘, 당신은 어느 때 글을 쓰나요?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쓰는지 아니면 저녁을 먹고 의자에 기댄 채 글을 쓰는지 그것도 아니면 자기 전에 누워서 글을 쓰는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아침일 수도 있겠네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버거운 저는 주로 늦은 저녁을 먹고 침대 위에 기대앉아 글을 씁니다. 그리고 12시가 지나길 기다렸다가 당신의 글을 읽어보곤 해요.
오늘은 휴일인데 빨리 눈이 떠졌습니다. 편지라고 생각하니 아침에도 글이 써지네요. 고마운 일입니다.
오늘처럼 글이 편히 써지는 날도 있지만 몇 마디조차 써지지 않아 끙끙 앓던 날도 있었습니다. 할 말이 많던 날도,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었습니다.
글 쓰는 게 힘든 날은 대체로 우울했던 것 같아요. 잘 써지는 날은 그것대로 겁이 났습니다. 감정에 취해서 쓰지 않아도 될 말을 쓰게 될까봐서요.
여러 날들에, 당신은 어땠는지 궁금해집니다.
글을 쓰는 요즘,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하루하루는 많이 바쁜가요? 그대의 편이 되어주는 이들도 잘 지내고 있나요? 여러 가지가 궁금합니다.
모쪼록 오늘도 무난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사실 무난하지 않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면 더 좋겠어요.
그럼,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할게요.
이천이십사년 십일월 이십사일,
익명의 다른 이가 익명의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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