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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여성이 제주에 왔다. 인터뷰어인 본인은 오늘의 모각글 과제를 보고 고민을 하다 여행 중이겠다, 친구들도 있겠다 그들을 인터뷰하기로 결심했다.
Q1. 각자의 일에 대한 소개
J: 대구에서 발달 장애인과 지지고 볶는 8년 차 사회복지사로 근무 중입니다.
M: 경기도 이천 반도체 부품 회사에서 6년째 근무 중입니다. 반도체 칩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의 공정을 맡고 있습니다.
S: 대구에서 보험 손해 사정사로 2년째 근무 중입니다.
Q2. 요즘의 주력 업무
J: 성인 발달 장애인(이하 이용자)을 대상으로 주간 시간 동안(10시 – 16시) 유치원처럼 센터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필라테스, 마트 이용, 원예, 영화 관람 등)을 통해 자립 교육을 하는 거야.
S: 장애는 병이야?
J: 장애는 선천적인 이유 보다 후천적인 이유가 더 많아. 고쳐야 되는 질병 같은 게 아니라 그 사람 자체로 봐야 해. 그런 의미에서 일반인, 정상인 그런 말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 손가락 하나 없다고 정상인이 아닌 건 아닌 것처럼.
M: 반도체 칩이 만들어지기 전에 동그란 부품이 있는데 그걸 웨이퍼라고 해. 웨이퍼를 잘라서 전자제품에 넣게 되는데, 그게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는지 안 하는지 전기를 쏴서 검사를 하거든. 신호가 오지 않으면 불량이야. 그렇게 불량품을 걸러내는 작업을 해.
S: 내가 하는 일은 사람들이 아파서 병원을 갔을 때, 의료비가 부담되니 개인 실손 청구를 하거든. 그 서류들을 확인해서 최대한 고객들 입장에서 보상 해주는 일을 해. 서류를 보고 현장 조사를 보내거나 보험 해지를 시키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한숨)
Q3. 일을 하며 생긴 걱정거리나 스트레스?
J: 열정페이라는 점. 그리고 이용자의 도전적 행동. 도전적 행동은 장애의 정도와 개인의 성격에 따라 달라. 도전적 행동이 뭐냐면 공격행동도 있고 수동적인 형태도 있는데. 예를 들어 이런 거지. 수저 정리를 해야 되는 상황이야. 그런데 그걸 하지 않고 나를 쳐다보기만 하고 있어. 혹은 화장실에 들어가서 소변을 보고 나와야 하는데 안 나오고 가만히 있다던가. 그런 식으로 내가 말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런 걸 수동적인 형태의 도전적 행동이라고 표현해.
M: 불량의 원인을 파악하는 문제가 어렵거든. 잘 진행이 되다가 갑자기 불량이라고 뜨기도 하고. 원인을 파악하더라도 해결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런 점이 스트레스야.
S: 나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 첫 번째는 사원의 능력치에 따라 회사에서 처리해야 하는 업무의 양을 다르게 주는데, 그걸 주어진 시간 안에 다 끝내야 하는 것. 끝내지 못하면 내 평가가 낮아져. 그 업무를 반드시 다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근무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야근이 불가피해. 반드시 처리해야 되는 이유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이 있기 때문이야. 두 번째는 돈을 주고받는 일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예민할 수밖에 없는 점. 고객은 아픈 상태니까 이미 예민한데, 돈까지 걸려있으니. 사람들의 인식에 보험사는 돈을 주지 않으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말투 자체가 날카로워. 배당량에 지쳐있는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 그런 말투를 들으면 화가 나. 한 마디로 감정 쓰레기통이지.
Q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는 이유
J: 이용자를 교육해서 그들의 인지 정도가 변화함을 느낄 때. 예를 들어, 단어로만 대화를 시도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문장으로 얘기할 때, 규칙을 만들어 줬을 때 그것에 대해서 어색해 하던 친구가 순응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때. 대중교통 이용을 할 때 이용자는 우대권 발급이 필요한데 그걸 스스로 발급하는 모습을 볼 때. 그런 일들에서 보람을 느껴.
M: 돈이 주는 안정감? 이전 직장까지는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어. 임금도 형편없었고. 그러다 여기로 넘어왔는데 돈이 주는 안정감이 타지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 주는 느낌이야. 또, 나는 여기서 처음으로 나만의 공간이 생겼어. 멀리 떨어지니까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생겼고. 떨어져서 살아봐야 소중한지 안다니까.
S: 전 직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시기에 정리 해고를 당했어. 회사가 사라졌거든. 1년 동안의 백수기간동안 엄청난 불안감을 느꼈어. 여러 경험을 해본 것도 아니었어서 내가 뭘 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의심이 많은 상태였던 거야. 그러곤 이 회사에 들어와서 안정감을 많이 느껴. 아무래도 이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 보니 회사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것, 돈이 주는 안정감도 있고. 진상들의 전화만 연속적으로 받다가 간혹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날 선 마음이 다 녹아.
J: 맞아 나도 그런 것 같아. 그러고 보면 인생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Q5. 일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J: 고슴도치가 꿈이야. 무슨 뜻이냐면, 내 새끼들(이용자)을 예뻐하고, 보호하려고 가시를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리고 일이 지금처럼 재밌었으면 좋겠다.
M: 행복한 노후가 내 꿈인데, 교대 근무라 노후가 걱정이긴 해. 60세까지 내가 이걸 할 수 있나? 그건 모르겠어. 나는 일이 재미있지는 않아.
S: 난 아무래도 본사 입사가 꿈이지? 현재의 회사가 내게 부를 주었다면, 그곳에 가서 명예와 전문성을 얻고 싶어. 나는 집에 가서 따로 공부도 할 만큼 일이 재밌어.
Q6.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J: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면 좋겠어. 당신의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면 절대 그렇게 행동 못 할 거라고 말하고 싶어. 그리고 장애인에게 장애인이라고 자꾸 그러면 기분이 나쁘다는 것도 알았으면.
S: 다 좋은데 건강이 최고다. 일에 신경을 쓸 거면 체력 분배를 잘하자. 요즘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야. 그리고 나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잘 없는데 덕분에 즐거웠고, 색다른 경험이었어.
M: 어떤 말이 좋을까. 모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은데, 난 아니야. 그래도 즐겁게 살자…
일동 웃음.
다 읽어 주신 분 감사합니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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