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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글쓰기란?

초등학생 시절 도서관에 자주 갔다. 그때는 종이로 된 도서 대출 목록 카드에 책 이름과 대출 날짜 등 여러 가지 정보를 기입해 책을 빌리는 형식이었다. 책을 많이 읽어야 다는 자각도 없었고 누가 가라고 시킨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 할 이유도 없이 스스로 도서관에 간 거다. 그곳에서 나는 재미와 정복 욕구(?)를 해결했다. 많고 많은 책의 첫 페이지는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그 뒤에 이어질 이야기들이 무척 궁금했다. 그리고 이곳의 책을 전부 다 읽고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조용하지만 엄청난 초등학생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때 글쓰기 상만 받았다. 그 후로도 몇 년간. 그렇지만 글쓰기를 좋아하거나 잘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잠시 읽고 쓰는 일과 멀어졌다. 왠지... 멋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마를 꽉 채운 빼곡한 앞머리와 그리고 이제 막 화장품이라는 것에 눈을 뜬, 부쩍 멋 부리는 데에 관심이 생긴 평범한 애였다. 하지만 글은 조용히 내 곁을 지켰고 다시금 선명하게 날 찾아왔다. 세상을 여행하는 일이 제일 즐거웠던 나에게 말이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라는 소설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너처럼 많이 읽는 애는 꼭 쓰게 될 것이라는.
언젠가의 나에게 글쓰기는 좀 더 진심인 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또 어떤 때에는 나도 모르는 날 알게 하는 이정표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의 내게 글은 잘하고 싶은 것. 끝까지 가져가고 싶은 것이다.

지금도 나는 서점 혹은 도서관에서 자주 발견된다.

(3.9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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