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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다. 가족이 집에 모이는 날이다. 작년에는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들을 먹었다. 올해는 삼 남매가 요리를 약속했다. 만들어본다. 언니는 요리 과정을 담당한다. 오빠와 나는 지시에 따라 재료들을 손질한다. 간을 맞추기도 한다. 차가운 바람 소리가 들린다. 노란 빛 조명이 거실을 비춘다. 조명 아래 탁자 위에 있는 요리들이 김을 낸다. "맛있게 먹겠습니다" 다섯 목소리들이 같은 말을 외친다. 맛 평가도 들린다. 그릇들 위가 비어졌다. 웃음 소리가 들린다. 서로를 바라본다. 음식이 있던 탁자는 과일과 고구마로 단장 되었다. 엄마와 아빠의 손에 세 개의 편지지가 쥐어져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가 그려진 편지 두 개와 사랑합니다가 적혀진 편지 하나다. 빼곡히 가지런한 글씨로 채워진 편지. 간결한 글들이 적힌 편지. 서툰 그림으로 채운 편지. 거실이 더 따뜻해진다. 얼어붙은 분위기. 내 목소리가 강의실을 채운다. 한 명 또는 두 명의 목소리가 중간에 참여하기도 한다. 참여된 목소리가 있을 때마다 손의 땀을 옷에 닦는다. 정면에는 열댓명이 앉아있다. ppt 슬라이드를 넘기기 위해 눈 짓을 보낸다. 내 목소리가 다시금 공간을 울린다. 글은 생활이다.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눈앞의 상대 혹은 미래의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위한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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