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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격변하는 세계의 숨 가쁨 속에서 나 자신을 지켜낼 독립된 장소,내 영혼이 깊은 숨을 쉬는 오롯한 성소가 필요하다. 
인간은 세계가 다 점령되고 타락해도 최후의 영토인 내 심신을 지키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나를 마주하는 자기만의 방을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다시 소생하고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갈수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내 작은 방에서 비롯되는 것이니,내 작은 방은 내가 창조하는 하나의 세계.​여기가 나의 시작, 나의 출발이다."
-박노해-

나에게 '글쓰기'는 내 작은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기억하는 나의 최초의 글쓰기는 초등학생 때 매일 숙제로 쓰던 일기였다.
다른 숙제와는 달리 즐겁게 해냈었다.
돌려받은 일기장을 펼치며 선생님의 '참 잘했어요'도장과 짧은 코멘트를 볼 생각에 설렜었다.
그 뒤로 꾸준히 일기를 썼다. 어쩐지 우울해지는 날엔 지난날 써 둔 일기를 펼쳐보며 마음을 달랬다.
여리지만 단단한 '내 작은방'을 글로 지으며 나는 자랐다.

(2.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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