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정하기

도둑질

'저는 요즘 화려하거나 멋지기만 하고 온기를 느끼기 어려운 가게들보다,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가게들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디자인이나 브랜딩 기술 대신 또 다른 인문학적 접근법으로도 충분히 잘 운영되고, 키오스크나 서빙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는 메커니즘의 가게들 말입니다. 물론 세상엔 제 생각과 많이 달라서 이런 온도를 가진 가게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휴머니즘이 업계의 구심점으로 부각되는 시대가 올거라 예감하고, 저도 그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우리가 지향하는 새로운 차원에서는 수익성을 넘어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라는 가치 개념이 있습니다. 시대가 우리에게 부여한 사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한다는 사심 없는 의도와 명분이 있습니다.
'브랜딩 시대'의 그다음을 논의하는 시작과 끝에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하고, 그 일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새 시대를 열어갈 따뜻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좋은 기분을 느기기 위해서입니다. 아이스크림으로 불행한 사람은 덜 불행해지고, 행복한 사람은 더 행복해집니다. 결국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좋은 기분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동시에 일에서 자기 자신을 소모하지 않고도 스스로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좋은 기분을 주고받는 선순환을 이룰 수만 있다면, 행복의 조건티 터무니없이 많아진 이 시대에 손님과 우리는 더이상 미래를 희생하지 않고도 하루하루를 풍족하고 온전한 즐거움으로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박정수, <좋은 기분> 중

'녹기 전에'를 운영하고 계신 녹싸 박정수 대표님의 책 <좋은 기분>의 마지막 부분의 글들을 필사해보았습니다.
저는 2023년,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민이 많아지던 시기, 이 글들을 만나고 저의 브랜드 운영에 관한 생각을 완전히 뒤집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매장운영을, 접객을 이렇게 할 수 가 있는 거구나. 나는 어떤 식으로 해나가야 하나 고민만 하던 시절 한줄기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성립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책입니다.

이 책을, 이 글들을 제가 좋아하고 감명깊게 느꼈던 것은 아무래도 필자의 진심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일 겁니다. 나아가 그 진심에 대한 오랜 고민과 성찰이 있었기에 문장 문장들에서 제가 그것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전글에서 썼듯, 제가 필요로 하던 시기에 이 글이 제게로 왔기에 저는 더더욱 이 글이 좋았습니다.

이 책을 생각날 때마다 읽으며, 저 역시도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저 스스로의 생각들을 잘 정리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품고 살다 이렇게 모각글을 또 만나게 되었습니다. 운명입니다. 이 운명을 잘 잡아채서 내년에 꼭 책을 내보겠습니다.

(7.4매)

4

1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