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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길들여진다는 것. 너는 나에 의해서, 나는 너의 의해서.

짧은 한 구절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서도 의미를 관통하는 문장일 때가 있다.
나는 양귀자의 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란 책의 이 구절이 전체를 의미한다고 생각이 든다.
'길들여진다'는 단어가 어떻게 보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길들여지는 것'은 인간이 춥고 외로운 사회에서 서로가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내 페미니즘을 주장하고 느끼게 해주었던 소설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누군가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나', '서로'에서 길들여짐으로써 마음을 열고 서로를 지탱할 수 있음을 말해주어 난 이 문장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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