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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

'금사빠' 그게 바로 나다. 이제는 인정하기로 했다.

쉽게 사랑하고 또 잊기를 반복하는 가벼운 이미지가 떠올라 일단 절대 아니라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 연애와 사랑은 이렇다.

  1. 어떤 한순간만 보고서도 누군가에게 매료될 수 있다.
  2. 타인이 스스로 내보이지 않는 이상, 굳이 단점을 찾지 않는다.
  3. 사랑을 하는 내 모습이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랑이 좋은 거지.
  4.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어차피 할머니가 될 때까지 연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5. 빠른 전개, 명확한 표현, 재지 않는 몰입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6. 사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인정한 후에는 덧붙일 설명이 필요했다. 금방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건 맞아. 그렇다고 그 깊이가 얕은 것도 가벼운 것도 아니야.
매 순간 진심과 최선인데 사랑에 빠지는 속도가 빨라 '금사빠'라는 단어로 간단하게 정의되는 것이 조금은 억울했나 보다.
나도 나의 속도가 평균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릴 땐 상대의 속도를 고려하지 못한 적도 많았다. 조금은 차분하고 고요해진 지금의 나.
의식적으로 완급조절을 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사실 마음속에는 고삐를 쥔 경주마가 있다.

(3.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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