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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
엄마 미안해. 요즘 엄마만 생각하면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 엄마가 주는 사랑에 비해 내가 주는 사랑은 발끝에도 닿지 않아서. 엄마는 늘 나를 먼저 생각하는데, 내 우선순위는 나라서. 이기적인 내가 너무 싫어서 자꾸만 슬퍼져. 그리고 거짓말쟁이 딸이라 미안해. 오늘도 거짓말했어. 나 그렇게 솔직한 사람이 아니었어. 왜 하루가 다르게 거짓말이 늘어만 갈까. 솔직하지 못하니까 당당하지도 못해. 그러니까 숨고 싶어져. 떳떳하게 고개 들고 싶은데, 나도 모르게 숙이게 돼. 늘 당당한 딸이고 싶었는데 미안해. 나 스스로에게도 당당하질 못해서 엄마 앞에서도 그러지 못하고 있어.
엄마, 영화 <마더> 봤어? 주인공이 나쁜 기억을 지워주는 혈자리라며 허벅지 안쪽에 침을 놓는대. 허벅지에 침을 놓는다고 정말로 나쁜 기억이 없어지진 않겠지. 그런데도 믿게 하는 건 근거 없는 방법이라도 의지하고 싶어서, 죄책감을 잊고 싶어서겠지. 이렇게 글로도 털어놓고도 후련해지기는커녕 더 마음이 아파져서 허벅지에 침을 수없이 놓고 싶어. 고맙다는 말보다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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