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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국장님. 저 뒤지렵니다. 콱 혀 깨물고. 일 좀 그만 시켜요. 열정 넘치는 거? 알겠어요. 근데 생각하셔야죠. 직원들 워라밸도. 퇴근길에 생각합니다. 저기 뛰어들까? 저기는 도로입니다. 달구벌대로 한복판이요. 가성비 넘친다. 혀 깨무는 것보다. 하하. 웃긴데 안 웃겨. 야근하기 싫어요. 정말로. 엠지다운 아이디어? 없어요. 몰라요. 저도 모른다고요!!!

부장님. 간이 살려달래요. 점심미팅. 저녁미팅. 그만 잡아 주세요. 인간 관리. 알아서 할게요. 술 좋아하는데요. 술 마시기 싫어요. 대낮부터 한 잔 하기. 퇴근 후에 폭주하기. 이제 지났어요. 그런 문화는. 아재들이 타주는 폭탄주. 맛대가리 없어요. 오늘 휴무인데요. 일했어요. 그놈의 미팅 때문에!!! 할 일이 한 바가지 밀려서. 밤 11시네요. 저녁 먹어야겠다. 제 삶이 보이시나요?

오물풍선이 떨어지길. 회사에. 무너지길. 회사가. 인간들아. 날 그만 내버려둬. 이제 화낼 힘도 없다. 그냥 존나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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