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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작은 실험실. 책상 위에는 전선과 도구가. 벽에는 복잡한 공식과 그림이 그려진 화이트보드가 있다. 중앙에는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 앉아 있다. 로봇은 프로젝트 234번. 이름은 엘리다. 연구원인 조는 엘리를 본다. 노트북에 무언가를 입력한다. 눈에 파란 불빛이 들어온다. 오, 됐다. 작동하기 시작했어.
로봇은 인간처럼 말을 한다. 팔다리를 움직인다. 음식을 먹는다. 못하는 건 단 하나. 감정을 느끼는 것. 그렇다면 감정도 학습을 통해 얻을 수 있을까? 조는 도전해 보기로 한다. 엘리, 이제부터 사랑을 학습할 거야. 너는 지금 사랑에 빠진 여인이야. 사랑하는 남자에게 고백받는 상황을 줄게. 네, 알겠습니다.
조는 말한다. 정말 예뻐요. 지금 너무 긴장돼요. 우리 사이에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사랑해요. 엘리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답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됐다. 마침내 됐다. 성공했어. 조는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런데 웬걸. 엘리의 눈이 이상하다. 파란 불빛이 사라진다. 삐- 삐- 삐-. 배터리 방전. 한 시간 동안 팔다리를 움직이는 데 소모되는 전력은 49%. 사랑을 느끼는 데는 91%가 소모된다.
로봇에게도 사랑은 복잡하고 힘든 것. 인간만큼이나. 에라이. 이번에도 실패. 조는 다시 엘리를 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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