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정하기

맛집

음식점들이 붙어 있는 경사진 길을 올라가다 보면 외관부터 시선을 끄는 음식점이 있다. 외관상 특징이라고 한다면 다른 음식점보다 큼지막한 창문. 그렇다고 창문만 너무 부각되면 휑하게 보일 수 있는 점을 고즈넉한 느낌이 드는 창틀로 마감한 점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인테리어다. 특히, 다른 곳이 상대적으로 이런 인테리어를 하고 있지 않다면 더 주목하게 된다. 다만, 처음에 방문했을 때도 이미 사전에 맛집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더 인테리어도 '좋게 보인' 느낌도 지울 순 없다. 창이 커서 좋은 점은 바깥에서도 내부의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서다. 내부는 그렇게 넓어 보이지 않지만 밖에서도 주방의 일부분이 보여서 짐짓 예비 손님들에게도 신뢰감을 준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디귿 형태의 테이블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음식점의 내부 공간이 그렇게 넓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손님을 받고자 하는 의지가 꽤 많이 반영된 듯 번잡한 것 없이 깔끔한 느낌이었다. 겨울철에는 손님들의 외투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는데 행거가 있어서 이런 부분을 많이 해소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가방과 옷가지를 행거에 두고 자리에 앉으면 직원분이 메뉴판을 건넨다. 기본적으로 이곳은 솥밥으로 유명한 곳이다. 지금 기억으로는 소고기, 명란, 고등어. 크게 이렇게 세 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이 중 소고기의 가격이 다른 명란과 고등어의 가격보다 조금 더 비쌌다고 기억한다. 처음 간 음식점에서 메뉴를 고르는 기준(사전 정보가 거의 없다는 상황에서)은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이 세 가지를 다 먹어봤을 때는 명란을 가장 '매일'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끝까지 먹었을 때 질리지 않는 명란류 음식은 찾기 힘든데 여기 명란 솥밥은 밥을 다 비울 때까지 질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맛있었다. 반면 고등어는 기대하지 않고 먹어서 그런지 첫입에 놀랐다. 고등어가 이렇게 고소하고 비리지도 않아서 먹는 내내 맛있게 먹었다. 다만, 내가 다시 방문했을 때 고등어와 명란 중 고민하면서 명란을 골랐던 걸 보면 사람의 기호를 뒤집을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소고기는 한 번밖에 먹지 못해 맛 자체를 얘기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 더군다나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음식 설명에 대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지극히 개인적인, 그러면서 정확도도 떨어지는 상태에서 말할 수밖에 없으므로…… 소고기는 여기까지 얘기하겠다.
직원분들도 친절을 절제하면서 발휘해 주시고, 음식을 주문하고서 나오는 따뜻한 국과 식전 음식 개념으로 나오는 듯한 크로도 맛났다. 자리가 엄청 많은 편은 아니라 단체로 가기에는 조금 부적합할 수도 있는 음식점이다. 하지만 최근에 외지에서 온 사람들을 데리고 이 음식점을 방문했을 때 다들 맛있게 식사해서, 어느 정도의 대기(20~30분)를 감당할 수 있다면 4명까지는 같이 가도 되지 않을까 싶다.
여기는 봉산문화길에 위치한 솥밥 맛집. 선분이다.

(7.3매)

1

0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