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정하기

맛집

내가 생각하는 '진짜' 맛집은 동네 주민들로 미어터져야 한다. 근사한 인테리어보다는 정감 있는 장판과 큼지막한 메뉴판. 큰 소리로 "이모!!!" 외쳐서 주문해야 하는 곳. 이 기준에 완벽히 걸맞은, 수년에 걸쳐 검증된 우리 가족의 원픽 맛집을 소개하겠다. 나막스 찜, 가오리 찜 등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그중에 최고는 대구뽈 찜. 야들한 대구에 딱 맛있게 밴 양념은 이성을 놓기 쉬워진다. 덜 졸여지지도, 더 졸여지지도 않은 완벽한 감칠맛. 과한 조미료 맛이 아닌 정성껏 만들어진 양념이란 것이 단번에 느껴진다. 찜과 함께하는 감자와 파의 조화는 절로 박수가 나온다. 아침에 갓 따온 듯한 신선함과 감칠맛이 공존한다. 메뉴가 나옴과 동시에 격식 차릴 생각조차 하지않고 그릇에 고개를 박고 허겁지겁 먹었던 기억 뿐이다. 추운 겨울 얼큰함으로 땀을 빼고 싶을 때는 "인순이네찜". 안 가본다면 인생의 큰 손해이다.

(2.3매)

0

0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