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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내가 태어나기 전, 갈망 했던 그 맛]
엄마가 나를 배 속에 품고 있었을 때,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이 바로 라면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내가 먹고 싶었던 것이겠지. 그래서 라면을 그렇게 먹었단다. 나도 먹고 엄마도 먹은 것이지. 태초부터, 나는 라면 전문가. 사실, 엄마가 먹었던 라면 중 몇 그릇은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그땐, 배 속에 있어 선택권이 없었지. 일단, 퍼지면 안돼. 흐물흐물 퍼진 면은 죽이지. 라면이 아니야. 한입 먹었을 때 꼬들꼬들. 퍼진 것보단, 차라리 좀 씹히게 서걱한 것이 났다. 칼칼 해야 돼. 밍밍한 것 니 맛도 내 맛도 아니야. 그럴 거면 국수를 먹지. 뭐 잡다하게 넣은 부대찌개 같은 라면은 최악이야. 나는 근본이 좋다고. 정석이 좋다고. 김치는 필수, 단무지 정도는 거들면 좋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남이 해주면, 그게 가장 맛나다. 아참, 남 중에서도 솜씨 좋은 남. 그 남은 <경대 정문 김파사>에 있다. 종합 분식집이라고 얕보다간, 최고의 라면을 먹을 기회만 놓친다. 반신반의 하며 들어가도 좋다. 어짜피 다 먹고 나올 땐, 꼭 이모님께 한마디 건네고 싶을 것이다. 최고의 라면이였다고. 엄마, 나는 이런 라면이 먹고 싶었다. 배 속에서 그렇게 외쳤는데. 그땐 선택권이 없었지만, 이젠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지. 김파사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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