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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한 주가 너무 힘들었다. 일요일, 늦잠을 자려다 말고 강아지들과 집을 나선다. 털레털레 그곳으로 간다.
모든 공간이 나무다. 그녀의 가족들이 함께 가꾼 공간이다. 그중 세 남매가 운영하는 이곳. 그녀의 사랑과 자기 자신으로 닦아내어 반짝이는 공간이 되었다. 이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은 너무 많다.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은 더 많다.
“왔는가-! 거 앉아보소.”
괜히 사투리를 더 쓰며 친근감을 표현하는 우리들.
시원한 커피 한 잔과 바나나푸딩 또는 휘낭시에를 하나 시킨다. 언제나 액자 같은 창가 자리에 앉는다. 그곳에서는 나의 커피를 내려주는 그녀를 볼 수 있다. 커피 머신의 지이이잉 타각타각타각하는 소리와 진동을 느낀다. 창밖에는 아픈 시기를 지나 다시 열매를 맺고 힘을 내는 모과 나무가 있다. 우리 같다.
일요일 오전, 이 시간에는 손님이 항상 없다. 일요일 오전이라 다들 교회에 갔거나 늦잠을 자고 있으려나. 난 교인이 아니다. 이곳에 올 때면 교회에 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된다. 이야기하고 회개하고 또 한주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녀는 나의 음료를 항상 먼저 준다. 내가 한두 입 먹은 뒤 그녀의 음료를 들고 와 내가 앉지 않은 앞자리에 털썩하고 앉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날에는 눈물을 쏟고 어떤 날에는 코끝이 찡하고, 어떤 날에는 웃다가 배가 아프다. 그녀는 나에게 앞으로의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 내 이야기를 한없이 들어주기도 한다. 시간이 훌쩍 흘러 '아 맞다 사장님도 일해야지'하며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뜬다. 아무리 손님이 없어도 일은 계속 있으니 말이다.
다시 털레털레 일터로 돌아온다. 그녀와의 대화를 곱씹는다. 마음의 근력 생긴 기분이다. 맛있는 대화였다. 아 맞다. 이번 주제는 '맛집'이었지.
그래, 이게 맛집 아닌가? 맛은 물론이고, 공간과 사람이 맛있는 기분을 얻을 수 있는 곳.
그래, 이거지. 몸의 카페인도 채우고, 마음의 카페인도 채울 수 있는 곳.
내가 사랑하는 그곳, [1981 cafe]
(5.0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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