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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그는 사람들이 어린아이나 짐승 같은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이러한 삶의 방식을 사랑하는 동시에 경멸하였다. /p104

그리고 내가 내일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p136

앞으로 나의 길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갈까? 그 길은 괴상하게 나 있을 테지, 어쩌면 그 길은 꼬불꼬불한 길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길은 원형의 순환 도로일지도 모르지. 나고 싶은 대로 나 있으라지. 그 길이 어떻게 나 있든 상관없이 나는 그 길을 가야지. /p141

고빈다, 이 세계는 불완전한 것도 아니며, 완성을 향하여 서서히 나아가는 도중에 있는 것도 아니네. 그럼, 아니고말고, 이 세계는 매순간순간 완성된 상태에 있으며, 온갖 죄업은 이미 그 자체 내에 자비를 지니고 있으며, 작은 어린애들은 모두 자기 내면에 이미 백발의 노인을 지니고 있으며, 죽어가는 사람도 모두 자기 내면에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아무도 다른 사람에 대하여 그 사람이 스스로의 인생 행로에서 얼마만큼 나아간 경지에 있는가를 감히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는 없네. 도둑과 주사위 노름꾼의 내면에 부처가 깃들여 있고, 바라문의 내면에 도둑이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야. /p208

헤르만 헤세, 싯타르타 중에서

<필사 이유>
한 권 내도록 싯타르타의 생각을 따라간다. 싯타르타의 사유는 진리에 가깝다가도, 친구 고빈다의 말처럼 농담 같다. 싯타르타는 당연하지 않게 삶을 대한다. 자발적으로 떠난 여정을 통과하며 당연한 말을 당연하지 않게 깨닫는다.
어렵지 않은 문장이 길게 이어진다. 한참에 걸려 소화된다.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묵직하게 전해진다.
’나는 어떻게 쓰는가‘에서 기자 안수찬은 ‘자아를 훌륭하게 갈고 닦으면(p34)’ 훌륭한 글이 절로 쓰인다고 한다. 싯타르타에게서 헤르만 헤세를 읽는다. 그가 생애 걸쳐 구했을 도를 가늠해 본다.
좋은 글을 떠나 읽는 사람에게 무게감 있는 문장으로 남고 싶다. 누군가에게 메인 짐을 밀어낼 글을 쓰고 싶다.

(4.9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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