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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중요한 날을 앞두면 이자카야 로바타 우에의 전화번호를 검색한다. 두 명입니다, 예약하면서부터 미각이 충만해진다. 여러 번 방문하는 데도 양고기 완자는 꼭 시킨다. 느긋하게 익힌 겉 아래에 촘촘하게 다진 고기. 갈색 표면을 살살 썰어 반으로 가르면 수분과 함께 얼기설기 엮인 옅은 속내가 살갑게 반긴다. 이 사이를 탱글하게 돌아다니던 조각들은 큰 저항 없이 삼켜진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양고기향은 촉촉함에 기운을 좀 누그러뜨린 듯하다. 그렇다고 기세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나야, 양고기'하는 존재감. 사실 나는 양고기향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 양고기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먹어보라고 설득하기 위한 계략이었다. 용기를 낸다면 '나 양고기 좋아했네' 깨닫게 될 것이다.
맥주도 좋고, 사케도 좋다. 그날 날씨나 기분에 따라 술을 기울이면 그날 어떤 일을 겪었든 간에 흐흥, 웃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주먹만한 완자 하나를 둘이서 나눠 먹고, 나머지 하나를 가르려다 보면 고민이 들어선다. 이 맛있는 완자를 한 번에 먹어 치우는 것이 최선인지 고민하며 메뉴판을 훑는다. 차선은 없다. 사실 모든 메뉴가 최선이기 때문이다. 얇게 일으켜 세운 껍질이 튀겨져 카사삭하고 씹히는 금태구이, 연골과 함께 유들유들 씹히는 닭고기완자, 시기에만 먹을 수 있는 다채로운 구성의 숙성회. 어떤 걸 시켜도 마음이 더 너그러워질 방법밖에 없다. 달뜬 기운 없이 차분히 요리하는 주인장이 메뉴를 내온다. 한치도 새지 않은 조리 시간이 벤 안주를 맛보고 나면,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어진다.
"우에에서 맛있는 거 사 먹으려면 또 돈 벌어야지!"
여전히 너무한 월급, 미운 사람들, 야속한 업무량까지. 변한 게 없더라도 발랄한 걸음으로 출근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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