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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 수집

봄이 되면 종달새는 울지 않을 수 없다. (1881년,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반고흐의 편지 중)
이 순간을 통째로 사로잡아 내 손목에 질끈 묶어두고 싶었다. (사랑의 몽타주, 최유수)

그래. 이렇게도 살 수 있는 거야. 고상한 척하지 마. 이렇게 사는 거야. 선재는 자꾸만 목이 메어 흠흠 헛기침을 해댔다. 모래밭을 기어갈 수박에 없는 처지 따위는 당장 잊어버려도 좋을 일이었다. 결에서 함께 기고 있는 하희가 사무치도록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따뜻한 포옹, 조창인)
하희도 선재도 아, 하고 감탄했지만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한마디의 언어가, 하나의 몸짓이, 스쳐가는 생각마저 군더더기일 수밖에 없는 곳이 그들은 도달한 거였다. (따뜻한 포옹, 조창인)

시절인연 / 모든 마주침은 다 제 인연의 때가 있다. 그 인연의 흐름을 거스르려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우주적인 질서다. 만날 사람은 꼭 다시 만나게 된다. 다만 아직 인연이 성숙하지 않았을 뿐 만나야 할 일도 만나야 할 깨달음도 인연이 성숙되면 만나게 된다. (법정)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을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자기앞의 생, 에밀 아자르)
라몽 의사 아저씨는 내 우산 아르튀르를 찾으러 내가 있던 곳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감정을 쏟을 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르튀르를 필요로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고, 그래서 내가 몹시 걱정했기 때문이다. 사랑해야 한다. (자기앞의 생, 에밀 아자르)

영원한 장소도 영원한 인간도 없겟지만, 영원한 기억은 있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드는 밤이었다. / 그 어디에도 색색의 조명은 켜져 있지 않았지만, 더없이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밤이었다고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또한 어쩔수 없이 당신을 좋아할 수밖에 없으며 당신에게 온 정신을 쏟겠다고 맹세하는 듯한 미소였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만큼 당신을 이해하고 있고, 당신이 스스로 믿는 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최상의 호의적인 인상을 분명히 전달받았노라고 말해 주는 그런 미소였던 겄이다. <위대한 개츠비>

그런데 이제 제가 저를 인정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제가 바다를 좋아한다는 거. 제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바다에 산다는 거. 그러니까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거.
"그 애가 정말 좋아요."
<하늘의 파랑, 바다의 파랑, 전삼혜>

파도는 당신의 맥박을 닮았고, 더 이상 언어 따위는 종말해도 무관할 이 순간을 닮았고, 부서져도 좋을 심장을 닮았다.
오래전 당신과 나는 어쩌면 진짜 하나의 바다였다고 생각했다.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안리타>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는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잘랄루딘 루피>

사랑에 빠지는 상태라는 것은 인간이 현재에 머무르는 드문 상태이다. 사랑할 때는 미래, 과거를 생각하지 않고 대상에만 몰입한다. <김영하>

헤어질 결심 / 작가가 의도한 대사를 빗겨나가는 연기들, 장소가 주는 느낌이 씬을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마치 작가인 내가 결말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

Reflections of Life, '사랑이 무엇인가요?'에 관한 인터뷰 중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어요. / 우리의 집이 모두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기를 / 서로에게 무엇도 숨기지 않기로 했던 것이에요. 우리는 각자만의 정체성이 있으면서도 하나에요. 다른 사람 뒤에 숨거나 서로가 자신에게 중요한 걸 채워주길 기대하지도 않아요.
- 시간이 지나면서 더 강력하게 깨닫는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엽서에 나올만큼 로맨틱한 인생의 일들은 결국 지극히도 찬란하지만 평범한 것들이라는 거예요. / 평범한 게 비범한 일이죠.
- 봄과 가을이면 나무가 색을 바꾸는 거라던가 어느 시기만 되면 찾아오는 새들이나 매일 지고 뜨는 해와 바람.. 모든 것들이 인생을 이루고 있어요. 그중 아내도 분명하고도 긴밀하게 제 인생을 이루고 있죠. 저는 자연과 제 아내로 이루어진 삶 속에서 살고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며 아내를 볼 때마다 아침 블라인드를 올리고 해가 뜨는 걸 보는 것처럼, 내곁에 있는 아내가 필연적으로 느껴져요.

아이들이 말하는 사랑의 정의 인터뷰 중
여자친구 어떤점이 좋아요? 예쁜 장난감을 가지고 있어요. /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아이가 발을 구르고 뱅글 돌며 춤을 추기 시작함)

(11.4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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