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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끓는다 끓어. 뜨거운 해는 멈출 줄 모른다.
추석이 되면 찬바람이 기웃거리길 기대했건만,
다시 또, 더위다. 이상기온이라는데.

불현듯, 스치는 미세한 기억들.
퀘퀘한 공기, 노란 가루로 뒤덮힌 핸드폰,
창문 넘여 뿌옇던 세상들.

한 해, 또 한 해..
이렇게 흘러가면 괜찮을까?
지구를 걱정한다고?
엄청난 오지랖, 시간 많은 한 젊은이의
말놀이정도일까?
아, 물론 이건 세상의 이치일 뿐이야.

그런데 괜스레 찜찜해. 마음 속 걱정의 책장은
야금야금 높아지고 있는걸 느끼니까.

작은 양심이 눈치를 보며 스쳐간다.
우리는 자연을 얼마나 “도둑질” 한걸까.
올해는 유달리 그런 생각이 들었다.

(1.7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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