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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 수집2
어제는 힘들었다. 사랑의 블럭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사랑은 레고처럼 결합부위가 있는 블럭이 아니라 무너지거나 옮기기 쉬운 젠가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
애정과 집착을 연결짓기는 쉬운데, 사랑과 집착은 서로 거리가 멀어야 좋다는 게 참 이상하다.
사랑, 그놈. 그놈의 얼굴이 마냥 고와보이지만은 않다는 걸. 앞에서 보면 직설적이고 옆에서 보면 이기적이고 뒤에서 보면 쓸쓸해 보인다는 걸.
사랑을 요리하다보면, 사랑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무언가를 첨가해야 할 때도 있는 듯하다.
사랑에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지만, 숙성될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까. 갑자기 시어버린 김치와 시간을 들여 발효시킨 묵은지의 맛이 다르듯 말이다.
사랑은 맹목적이라서 명령조마저 수용하는 걸까. 사랑하라, 한번 더. 사랑하라, 미치도록. 사랑하라, 그래도.
잉여인간의 잉여사랑. 전하지 못한 마음은 잉여 사랑의 영역으로 옮겨진 후, 무능하고 나태하게 그렇게 소외되어가는 건 아닐까.
오실 줄 몰랐거든요. 가지고 있던 사랑이 없어 급하게 준비해 보았습니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드시기 전에 레몬을 살짝 뿌려주세요. 제법 상큼하답니다. 요새 사랑이 제철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리 서로 사랑하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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