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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 수집2
오늘은 반려인이 죽는 꿈을 꿨다.
약간의 고어물 주의 시국이 시국인지라 꿈속의 세계도 내란 소요상태에 휩싸였다. 나는 남편과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피난중이었다. 정신없이 탄 택시에서 목적지를 외치고 남편의 이름을 몇번 불렀는데 남편은 대답이 없었다. 어라? 이상한 낌새에 옆을 돌아보니 남편의 목이...댕강 날아가 있었다. 그런데 댕강 날아간 목 부분이 약간 이상했다. 실리콘 더미 인형처럼 속은 비어있고 절단부위가 말랑말랑 했다. 하지만 남편이 죽었다는 상실감과 공포에 압도 당한 나는 이상한 부분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 나는 말랑말랑한 남편의 토르소를 껴앉고 엉엉울며 택시 기사님을 향해 울부짖었다. 기사님 이게 이게 제 남편인데 목이 없어요. 죽었어요. 엉엉.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꿈에서 깨고 나니 남편은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참 다행이었다. 그리고 내가 남편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가 저녁 먹을때쯤엔 또 까먹었다. 오래된 사랑은 사실 자극적이진 않다. 그래서 가끔 사랑의 존재를 까먹기도 하는데, 이런식으로 가끔 어그로를 끌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해준다. 만만한 놈이 아니다.
(2.9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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