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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곰탕 같은 글로 시작해서 한 겨울에도 마시게 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의 기분으로 맺는 글을 쓰고 싶다. 슴슴한 곰탕을 좋아한다. 무리 없이 당긴다. 맛집에서 먹으면 속에 부담 없이 계속 들어간다. 먹는 사람에 따라 기호에 맞게 소금이나 새우젓을 추가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흰색 도화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색도화지 정도 되는 자유도를 가지고 있으니. 질문을 남겨두면 대답은 쓰는 이의 몫이 아니게 되듯 잘하는 곰탕집은 간을 잘 안 하고 손님에게 내놓는 경우가 많다. 간은 손님 몫이다. 대답은 읽는 이의 몫이다.
그래도 아아 정도는 대접해야지. 여기까지 읽었다면 기꺼이 건네는 시원한 것. '아아 민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습관처럼 아아를 마시니. 대신 한 겨울 아아는 제법 이런 말도 듣지 않는 지. '이렇게 추운 데 아아 마시네. 안 추워?' 춥다. 특히, 거리로 나서서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마시면 더욱.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차가운 커피가 맑은 곰탕으로 따뜻해진 몸을 식히며 몸의 바깥과 기온을 맞추기 용이해진다. 내 글을 읽느라 생긴 서리가 있었다면 글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 천천히 사라지기를. 발 딛고 있는 현실로 돌아와 원래 가던 방향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 겨울을 다 걷기를.
하트시그널 글로 초반부 독자의 흥미를 끔
진짜 사랑과 가짜 사랑을 비교해가며 전개.
몰입도를 위해 이야기 형식의 글 적재적소에 삽입.
가짜와 진짜의 구분이 유의미한지에 대한 의문 제기.
지금까지 쌓아놓은 전개를 포함하면서도, 논리에서 벗어난 가능성만을 제시.
기꺼이 사랑으로 불안정해지려는 당신들이 조금 더 나이가봤으면 한다. (마지막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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