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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
그걸 사랑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녀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가 알기로 사랑이란 것은 감정인데, 강렬하게 생겼다가는 사라지고 뜨거워졌는가 싶으면 환멸 속에서 식는 무엇인데, 이 실과 접지의 느낌은 무색무취인 데다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요함이어서 거의 인간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가 오히려 더 진지한 고백으로 받아들일 것 같아 그만두었다.
p31 한강, 작별 중
덤덤한 듯 내밀한 사랑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결핍과 욕망을 실토하지만, 상대에게 부담이 될까봐 혹은 미움 받을까봐 주저할 수 밖에 없는 마음도 담아 내고 싶다. 솔직함에 솔직함을 더하기에 과하지 않도록 인물의 작은 습관이나 계절감에서 엿보였으면 한다.
대수롭지 않아하는 톤이 되겠다. 하지만 사랑만큼 대수인 것이 없기 때문에, 갈구하는 마음을 혼잣말이나 대사로 드러내야겠다. 덤덤한 스탠스를 취하기 위해서는 산전과 수전을 겪어야 하는데, 한쪽의 관점만 배려한 작문은 산전만 드러내는 것 같으므로 상대를 어떻게 드러낼지 고민하며 수전을 추가해 잔잔하고 불안한, 우리네 일상 같은 글을 써보고자 한다.
<구성>
(가제) 이 정도면 사랑이라 치자
진실로 그것에 다다르려다 멀어지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이해..
(도입부는 방대하게 시작해서 주인공으로 시선이 확 좁혀지도록)
욕심을 낼수록 망가지는 관계
삐뚤어진 애정에 의한 반발감
경험에 의한 깨달음 혹은 자포자기
필요에 의해 맺어진 관계
안정감의 아이러니
...
난데 없이 사소한 것 ㅇㅇ에 몰두하는 a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마지막은 그래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인간, 입 안에 넣는 포도알이 달다고 주문을 외는 것처럼
암시인듯, 사랑인듯, 빠져나가지 못하는 저주이자 축복을 보여주고 싶다.....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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