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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모호한 말은 종종 권력자의 무기다. 얼버무린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하는 것은 청자의 몫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연인 관계에서는 덜 사랑하는 사람이 권력자라고 했던가. 사랑의 권력을 가진 이가 "내일쯤 전화할게"라고 말했다고 치자. 그 말을 들은 상대는 하루종일 기다리게 된다. (공부란 무엇인가-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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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료한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뾰족한 글. 창끝 같은 글. 찔리면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밖에 없는 글. 이런 글을 쓰고싶다. 독자를 한방에 제압하고 싶다. 정밀하게 조준하는 저격수가 되고싶다.
군에서는 특등사수였다. 지시와 교범대로 쏘지 않았다. 호흡법도, 견착법도 무시했다. 기본만 지켰다. 목표와 가늠좌, 가늠쇠가 일직선이 됐을 때만 쏴라. 맞출 수 있을 때 쏴라. 그러면 과녁들은 넘어갔다.
총은 맞추기 위해 쏘는 것이다. 글도 그렇다. 읽히기 위해 쓰는 것이다. 읽혀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는 글을 써야한다. 그러려면 모호해선 안된다. 명료하게 써야한다.
단문으로 써야한다. 어려운 어휘는 지양해야 한다. 외래어와 한자어를 남발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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