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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진실로 그것을 하려다 보니 못 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이해. 이해하려고 혼자 끙끙 대며 모로 보고 뒤집어 봐도 이해할 수 없다. 청소도 그렇다. 정리하려고 다 잡아 꺼내다 보면 겉잡을 수 없는 판국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끝낼 방법은 하나다. 했다 치는 거다. 좀 없어 보이니 속으로 말한다. 이해했다 치고, 이 정도면 깨끗하다 치고.
그러고 나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하고 싶었다고. 혹은 받고 싶었다고? 누군들 사랑받고 싶은 만큼 사랑 받았겠냐마는. 그 못 받은 거, 그깟 거 내가 하면 되지 싶었다. 마음을 먹는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었다.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가 화들짝 놀란 것이다. 어디 한 곳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 손가락이라도 예쁜가 노려보거나, 목소리라도 좋은가 눈을 대충 뜨고 목소리만 들어보기도 했다. 어느 곳에도 애정이 어리지 않았다.
마음을 조금 더 열어봤다. 같이 수업을 듣던 사람의 종종 걷는 걸음걸이나, 다음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의 뚱하게 있는 표정을 뜯어보니 정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도톰한 손가락이나, 눈가 주름, 알 수 없는 캐릭터가 그려진 양말 같은 건 못 본 척하기도 했다.
대충 귀엽다치면 놀랍게도 사랑이 생기는 것 같았다. 사랑이 조금 생기고 나니 더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마음이 복받쳤다. 여느 연애사가 유치하지 않겠냐마는, 친구가 듣더니, 트루러브네, 같은 말을 했다. 억울했다. 사랑이라니. 그것도 진짜라니. 그런 걸 할 리가 없는데. 하고 싶었…. 나? 해보기나….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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