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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뜨거운 밤. 내려다 보는 얼굴이 예쁘다. 나는 네가 안경을 벗은 모습을 좋아한다. 네 왼손은 내 오른쪽 어깨를 누른다. 나는 오른손으로 네 팔꿈치를 쓰다듬는다. 몸을 쓰러트리며 네가 말한다.

"내 거야."

순간 몸의 온도가 1도쯤 내려간다. 대답 대신 등을 끌어안는다. 움직이는 날개뼈를 손가락 끝으로 만지작거린다. 단단한 피부. 내 것이 아닌 피부. 남의 것이다.
천장을 보며 몇 번 큰숨을 들이쉬다가, 곁눈질로 네 귓속을 들여다본다. 귓속에 어둠이 있다. 어둠은 무슨 말이든 집어삼킬 것 같다. 있잖아. 말하고 싶지만 꾹 참는다.

나, 왜 그 말이 싫지.

몸의 온도가 0.2도쯤 더 내려간다. 집중 좀 하라는 핀잔을 끝으로 사랑은 멈춘다. 끈적하고 차가운 등허리에 뜨거운 이마를 갖다댄다. 치익- 소리가 날 것만 같다. 들리지 않게 입술만 달싹거린다.

'내가 왜 네 거야?'

사랑은 부담스러워. 돌아누우려는 네 등을 끈질기게 끌어안는다. 지금은 네 눈을 쳐다보면 안 될 것 같다.

(계속)

(2.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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