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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기뻐도, 슬퍼도 사람이 너무 방방 뛰지마“
엄마가 항상 나를 보며 했던 말이다. 나는 한창 흥이 나있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풀썩, 민망해지기도 했다. 어느 순간에도 예외는 없었다. 상을 받아도, 돈을 벌어도, 사소하게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워지는 순간까지도.
늘 ”평정심“을 추구하는 삶을 살길 바라셨다.
기쁨과 반대로 슬플 땐 한 없이 우울해져버리는
나의 성격을 나보다 더 잘 알고 계셨던 것이지.
주입식 교육의 효과인지 부작용인지. 나는 어디서나 신나고도 눈치보고 슬프고도 눈치보는, 대범해보이고 자신있어 보이지만 뒤돌아선 움츠리는
어린어른으로 성장해있었다.
평정심을 좇아 긴 세월을 떠나녔지만 좇을수록 불행과 가까워졌다. 왜 그럴까? 이유를 탐험해야겠다며 마음 먹고, 지난 인생을 훑어봤다.
기쁜 것을 온전히, 슬픈 것을 온전히 받아들여본 적이 있었나. 온전히, 아주 온전히. 아니, 부정하기 바빴겠지. 너무 기쁘면 안돼, 너무 슬퍼도 안돼. 혼자 중얼거리며 말이다.
음식이 맛있다면, 한 없이 표현해보기로. 그것부터 시작했다. 겉으로 표현하는 것은 흉내일 뿐이다. 깊은 단전의 어딘가에서 잡생각이 나지 않도록 오로지, ”맛있어서 행복하다“라는 감정에만 집중해야만 하는 수련이 필요하다.
여전히 수련 중이지만, 딱 하나 깨달았다.
감정을 절제하는 것에 행복은 빼야한다는 것.
행복함과 관련된 모든 감정을 만끽할 수록 나는 행복에 가까워짐을 느꼈다.
”행복은 과할수록 좋다” 라는 가치관이 나에게 뿌리깊게 박힌 이유이다.
(엄마의 오랜 뜻은 융통성 있게 적절히 맞춰주는 척 하며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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