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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3

온종일 잡고 있었는데 글이 엉망입니다. 나아가질 않아요. 머리가 안 돌아가니 괜히 몸도 아픈 것 같습니다.
어제 남은 동지 팥죽을 먹고, 팥죽을 핑계로 관계가 온전히 끊어지지 않은 연인과 통화를 했습니다. 애매한 관계 때문에 사귀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곤란한 요즘입니다.
둘의 모습으로 알고 지냈던 이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게 조금 민망합니다. '2-1=1'이 아니라 '2-1=0'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단맛이 없는 팥죽을 좋아하고 그 사람은 단팥죽을 좋아합니다. 다시 볼 사이도 아니면서 팥죽 안부가 왜 궁금한지 모르겠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떡국보다 팥죽을 더 챙기게 됩니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이란 가정을 하기만 해도 머리가 아픕니다. 머리 아프다면서 이러한 가정을 자꾸 떠올리는 건 무슨 심보일까요. 날씨가 유난히 추우면 그 사람 옷장에 무슨 옷이 있었더라 생각해 봅니다. 생각이 너무 자연스레 흘러가서 막을 새도 없습니다.
어쩌자고 이러는 걸까요. 사랑이 끝났다고 남들에게 선언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요. 끝났다고 선언하면 그땐 끝이 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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