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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3

2016년 5월 5일

약속했다. 힙합이 흘러나왔고 파란색 술을 마시며. 확인했다. 지하철로 걸어갔다. 데려다주고 집에 가는 길 지하철에 비친 나의 모습은 낯설었다. 히죽히죽 친구에게 전화 걸었다.
“야 나와 맥주 살게”
구구절절 말했다. 이정도는 술값이라 쳐라. 감정을 눌렀지만 참을 수는 없다.
”그래서 어떻게 말했냐“
“그냥 보여줬어”
나의 일기를 보여줬다. 내 일기는 주제가 없이 흘러가다 너로 끝났다. 의도한건지 아닌지. 가방에 일기장이 있었고 보여줬다. 그간 썻던 것들을. 같이 지내온 1년이 다 적혀있었다. 매일 적진 않았지만 쓸 때마다 너의 얘기 뿐이였다. 일기를 쓴 게 아니다. 어떤 속풀기 용이다. 일기는 뒷전이였다 사실은.

2016년 8월 18일

원망했다. 계속 잠만 잤다. 낮에 일어나고 낮에 잤다. 눈이 아파서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무감각했다. 일단 담배를 샀다. 마일드 세븐. 내가 아는 담배 중 가장 독한 담배이다. 한번에 여덟대를 피웠다. 집 앞 가로등은 나를 비췄다. 집에 들어가서 생각만 하다가 잤다. 눈을 감았지만 사실 잠은 오지 않았다. 생각에 생각 꼬리를 물었다. 내가 잘못한 점에 대해서 생각과 생각. 표정이 바뀐 그 날에 대한 생각. 나의 존재를 의심했다.
찢어졌다. 울지는 않았다. 실감이 안나서 일주일 정도 상실했다. 영화를 보는데 또 잠이 왔다. 분명 하루종일 잤는데도.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야지. 상실감도 질린다 이제는. 친구 이름을 부르는데 잘못 불렀다. 너의 이름을 불렀다. 아 아직도 남아있구나 일주일은 너무 짧았나.
내게 말했다. 사랑은 유리잔 같은 거라고. 유리잔이 깨졌다며 나를 떠나갔다.

(4.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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