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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2

["사랑해"에 도달하기까지]

사랑이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이 이토록 어려웠는지 몰랐어요. 사랑 중 나에 대한 사랑은 쓸 수 있어요.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해서도 쓸 수 있어요. 모두 자만이었어요. 뭐 하나 정의 내리지 못했어요. 사실 사랑에는 정의는 없을지도 몰라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요. 사랑. 자꾸 하나로 정의를 내리려는 나였어요. 무작정 답을 내려고 하니까 말문이 막힌 느낌을 받았어요. 음.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롭게 시작해보자고요.

사랑을 언제 쓰는 지부터 시작해볼까요.

주로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감사와 사랑을 표현해요. 스스로를 위해 요리하고 운동할 때 나를 사랑한다고 해요. 연인에게 사랑을 표현해요. 아주 일반적이고 통상적이죠.

조금 더 구체적이면서 다양하게 가볼까요.

강아지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디자인이 러블리해요. 엄마의 밥상을 보며 '이게 사랑이지'라고 말해요. 사랑스러운 애기가 걸어가네요.

뭔가 아쉬워요. 생각보다 잘 떠오르지 않아요.
그렇다면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사랑이라고 느껴지는 행동은 뭐가 있을까요.

오후, 마트에서 수많은 식재료들 사이에서 신중하게 골라와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시는 어머니. 길을 걷다가 바닥을 바라보며 종종.. 연인의 걸음 속도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여자친구를 눈치채고 서서히 속도를 늦춰주는 남자친구의 모습. 맛있게 먹는 연인을 보면 나도 모르게 나오는 웃음. 발표회에서 아이가 열심히 공연을 하는 모습에 울음을 참으며 촬영을 해요. 끝이 나면 최선을 다해 박수를 치며 아이의 이름을 크게 외쳐요.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서투른 몸짓과 번역 어플로 요청한 도움에 선뜻 나서서 도와주는 외국인. 감사함을 표현하면 그저 웃음이 보답으로 돌아와요. 혼자 여행 중 사진을 부탁했을 때 열심히 찍어주려고 하는 한국인. 드넓은 잔디 위, 강아지와 함께 뛰는 아이의 모습. 돗자리 위에서 가족을 위해 도시락을 펼치며 그들을 바라보는 여성. 사소해 보일 수 있는 행동들에서 사랑이 느껴져요.

사랑이라는 단어에만 매달렸을 때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와요.
공통점이 보여요. 바로 타인에게 중심이 있다는 것. 행동을 모두 ' '를 위해 한다는 것이에요.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해주시는 어머니. 연인을 위해 배려하고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감정. 연고가 없는 사람이 잘 도착하길 바라는 마음에 돕기 위해 움직임. 모두 타인이 보다 더 편하고 좋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여 행동으로 표현돼요. 그렇다면 “나에 대한 사랑은?”라고 물어볼 수 있어요. 똑같은 공식을 대입해보아요. 행동을 '나'를 위해 한다는 것. 그것이 나에 대한 사랑이지 않을까요. 스스로가 건강하고 심리적 안정을 느끼게 하기 위해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해서 먹는 거요. 그리고 운동을 하고 좋아하는 공간에서 즐겨 듣는 음악을 튼다. 좋아하는 취미의 중요성 중 하나이기도 하죠. 이 모든 것들을 사랑이라고 할래요.

사랑이라는 단어는 이런 행동들을 대상이 못 알아채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마음에서 행동으로 표현해서 전했는데 알아채지 못해 방황하고 있을 때 “사랑해” 라는 말로써 보듬어주는 거에요. 행동들이 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오는 것임을 다시금 알려주는 거죠. 스스로 위태로워 힘이 들 때 도와주는 사람 아무도 없는 것 같고 세상 혼자인 느낌을 받는 때가 있어요. 막다른 길에 서 있는 느낌이요. 그때 마트에 가서 맛있어 보이는 재료들과 마음에 드는 재료와 간식을 구매해요. 그리고 집에 와서 요리해서 든든히 챙겨 먹고 마무리로 간식을 먹어주는 거죠. 나를 사랑해주는 것. 가장 애정하는 방식 중 하나에요. 물론 방식은 모두 다를 거에요. 좋았던 곳, 맛있는 디저트를 먹는 것도 좋아요. 그저 스스로 지금 몸은 혼자더라도 모르는 타인 혹은 지나가는 강아지에게서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세상에는 즐길 것도 많고 맛있는 것들도 엄청 많아요.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세상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지 않을까요?

사랑이라는 말은 시작이 아니에요. 마음 - 행동 - 말의 순으로 나오는 거에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 부터 행동을 표현하고 알아채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 사랑인거죠. 그렇기에 "나는 너를 이만큼 사랑하는데 너는 왜 그래",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야!"와 같은 말에서는 사랑을 사용하면 안돼요. 강요하는 말. 그것은 솔직하지 못한 것을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방어하는 거죠. 마지막 단계인 말로 표현되는 사랑은 굉장히 따스함과 동시에 무게가 있는 말이에요. 자칫 이기적인 마음으로 다루지 않도록 해야 해요. 소중한 단어를 험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무척 조심히 다뤄줘야하는 친구죠. 그리고 사랑을 소중히 대해서 누군가와 나눈 따뜻한 마음은 다시 내게로 와 나를 춥지 않게 해줄 거에요.

거창한 사랑이 아닌 소박한 사랑.
길가의 예쁜 꽃을 보고 좋아진 기분으로 친구와 가족 등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어 함께 행복해지는 사랑. 그런 사랑을 늘 하고 싶어요. 몽글몽글, 작은 사랑들이 모여 나를 이루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사랑으로 만들어진 나는 어쩌면 꽤나 단단할지 몰라요. 어떤 찬바람과 힘듦이 찾아와도 나를 지지해주는 곳들이 사방에 있으니까요.

사랑을 피워봐요.
그렇게 오늘도 따뜻한 하루가 되길 바랄게요.

(13.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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