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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글쓰기란?

현대 사회의 나빠지는 공기의 질은, 제게 있어 무척이나 선명합니다. 숨을 쉬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많은 생각들이 저를 위협하기에 말입니다. 제게 있어 글쓰기란, 생각을 꺼냄으로써 자신을 보호하고, 불친절한 공기들 속에서의 삶을 연명하는 행위입니다.

글을 잘 쓸 수 있느냐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아, 물론 저는 글에 대해 ‘잘’이라는 글자가 붙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기도 합니다. 저의 글엔 그저 혼란만이 존재하고, 정리되지 못한 난잡함이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써야 했던 이유는, 인간의 생존 본능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아, 어렵게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살고 싶어서’, 그게 전부입니다.

쓰는 행위에서 읽는 행위로 넘어가 봅니다. 고백부터 하나 하고 가자면, 저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라, 타인의 글을 읽는 것은 쥐약입니다. 최근 들어 lv. 100의 나르시시즘을 겨우 90까지 줄여 읽기 시작한 lv. 1의 독자랍니다. 부정적 나르시시즘은 책에 대한 편식을 부르고 말았고, 저는 공감을 하다못해 마치 그 작가가 저인 것만 같은 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멍울의 외로움을 풀어냈던 기형도 시인은 제 첫 동질감의 대상이었고, 누워 있음으로 세상에 겨우 닿아 있는 듯한 유선혜 시인은 동족임을 느낀 대상입니다.

물론 두 사람의 시집을 각각 한 권, 심지어 기형도 시인의 것은 2/5 가 읽음의 전부이기에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입 속의 검은 잎>과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를 애정합니다. 저는 그 둘을 통해 제가 마냥 혼자이지 않음을 깨달아서, 책장에 꽂혀만 있는 지금도 바라보면 애정으로 채워냅니다.

오늘도 난잡한 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이 문장들이 정말 내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마칠까 합니다. 더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아서 말입니다. 이 3주라는 시간이 글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제게 일어나는 것들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마침표를 찍겠습니다. 호흡을 들이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5.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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