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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글쓰기란?

나의 감정 쓰레기통. 홀로 대화하는 방식. 대화로 가는 과정. 나를 보는 행위. 반성과 다짐의 도구.
쓸 수록 타오르기도 하고 어느 순간 흩어지기도 하고 먹구름같던 솜사탕같던 무언가가 네모 반듯한 주사위가 되기도 하고 사진 같아지기도 하는 글쓰기가 좋았다. 흐릿한 마음마저 눈에 보이게 선명해지는 듯한 느낌. 무언가 해소가 되고 정돈이 되는 느낌. 더 나은 나의 언어를 만들어 가는 듯한 느낌.

언어의 형태는 다양하다.
정형화된 문자에서 벗어난 '사진'의 형태가 내 시선을, 나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고, 말없는 '그림'이 내 온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그 옆에 항상 함께 하던 '글'이라는 친구. '글쓰기'란 말도 참 귀엽고 따뜻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내가 느끼는 글쓰기는 그런건가보다.

그럼 일기와 무엇이 다를까 고민해본 적도 있었다. 문장과 문맥을 좀 더 생각한다는게 일기와는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그저 뱉기보다 좋은 문장을 고민하는 일. 알맞은 단어를 찾는 일. 보다 깊이 있는 생각의 시간을 더 필요로 하는 일.
시간이 든다는 것은 마음을 더 쓴다는 것.
내 진심이, 깊은 사유가 글에 담기기를, 완전하게 정의되기를 꿈꾸며 글쓰기를 시작했던 것 같다.

'쓴다'는 것은 언어를 배울 때, 듣고, 보고, 읽고, 말하고 그 후 가장 나중의 단계이다.
잘 듣고 잘 보고 잘 읽고 말한 뒤 써야 잘 쓴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지만 글쓰기를 꿈꾸고 애정하는 사람으로써 단계를 건너뛰어 글을 써본다. '씀'으로써 다듬어지는 나의 생각과 마음이 순서를 역행해 잘 말하고, 잘 읽고, 잘 보고, 잘 듣는 사람이 되어가기를 바라며.
여전히 서툰 나는 더 쓰고 싶고, 다시 쓰고 싶고,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고, 뭔가 더 나은 단어, 문장을 고민하며 작아지고 초라해질 때도 있지만,
일단 쓰고 있다는 것에 글쓰기의 의미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글은 진심이면 된다.
오늘의 내 첫 글은
의심없이 좋은 글이다.

(5.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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