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정하기

나에게 글쓰기란?

글.. 안 좋아합니다.
빽빽한 글을 보면 초점이 흐려집니다.

엥 근데 모각글 참가는 왜 함

백지를 좋아합니다. 백지에서부터 내 손으로 뭔가를 그려 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전공도 미술입니다.
글도 어쩌면 ‘써내는’ 게 아니라 ‘그려 낸다’고 느껴져서요.

글뿐만 아니라 전공인 그림도 남의 그림보다는 제 그림을 좋아합니다.
이걸 내가 그렸다고?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내가 썼다고?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는 제 모습이 좋습니다. 발전하려면 많이 그려야 합니다. 글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사실 글이라 하기도 민망한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게 반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반년간 쓴 일기가 15개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발등에 불 좀 떨어뜨리려고 신청했습니다.

이왕 시작한 거, 잘하고 싶습니다. 욕심이 자꾸자꾸 덧붙습니다. 남들이 봤을 때 가볍고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제 글을 본 누군가가 또 다른 어딘가의 누구와 이야기할 때 제 이야기가 인용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제 그림이나 글은 동네 친구처럼 봐줬으면 합니다.

말은 한 번 뱉으면 수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근데 글은 적고 나서 다음 날 보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새벽에 집에 돌아와서 ‘아으ㅏ아ㅏㅜㅜㅜㅠㅜ 그런 말 왜 했지’ 생각하며 이불킥을 안 할 수 있습니다. 저희에겐 delete 키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생각 정리를 할 때 애용합니다. 내 생각을 텍스트로 실컷 적은 다음, 마치 제3자가 읽듯이 다시 읽어봅니다. 그럼 ‘이 부분 마인드 왜 이럼?’ 부분을 수정하고 머리에 다시 집어넣습니다. 꽤 도움 됩니다.

적고 보니 주제랑 좀 동떨어진 얘기들만 늘어놓은 것 같은데요
동떨어진 김에 더 멀리 가보고 싶습니다

첫 글은 어쩐지 유락에서 적고 싶었습니다.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못 온 지도 좀 된 것 같고, 홍철이도 보고 싶고, 첫날이니까 마음을 다잡고자.. 왔습니다.

유락에 오는 길에 머리에 벼락치듯이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23년 8월의 몽골. 몽골에서의 밤하늘에 유성우가 수십 개 떨어졌습니다. 소원을 수십 번 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첫 유성우에서 소원을 비는 사이에 또 떨어졌습니다. 소원이 잘렸습니다. 뭐지?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소원을 빌어야 이뤄진다면, 별똥별이 들은 가장 많은 소원은 “오!” 아니면 “어!”일 겁니다. 그 당시에 그게 생각나서 다음 유성우가 떨어질 때는 감탄사처럼 “돈!!!!”이라고 빌었습니다. 과연 그걸 들어주실지는 모르겠네요.

돈은 빌어봤으니까 다음에 또 보게 된다면 “글!!!”이라고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제가 유성우 소원 꿀팁 드렸습니다.

앞으로 21일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6.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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