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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글쓰기란?

경험을, 지난날을 흐릿하게라도 복원해 보려는 목소리. 필요할 때마다 꺼낼 무기. 그런데 스스로 잡아먹히지 않게 주의해야 할 객기. 나와 당신을 구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 다름과 틀림을 분류하는 거름망.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뻗는 손. 돌아다니며 근거 없이 뻗어나가는 소문을 잡아채는 아가리. 피하려고 해도 마주해야 하는 낯선 얼굴. 그리워하던 사람을 끌어안아도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 낙관하는 미래를 발화시키는 촛불. 낯선과 날 선 사이에서 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배웠다고 할만한 것. 그러면서 아마 완전히 알기란 힘들다고 여길 티셔츠의 목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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