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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마음을 울리는 글.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세상에서 잠시라도 빛이 되는 글.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은 것 아닐까. 내 안을 넘어서 나의 존재를 남기는 일. 이 건 나만의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은 세상에 어떠한 존재를 남기기 위해, 살아있는 느낌에 대한 갈증으로부터 출발하기 시작하는 것일 수도 있다. 목적지는 없다. 정답도 없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모든 순간들이 영원할 것이라는 것은 안다. 현재,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하루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난 세상의 모순과 의문의 소용돌이 빠져들어 소리 소문없이 이 세상으로부터 사라져 있었다. 그때 좋아하는 글들은 주로 세상에 대해 분노하거나 개혁하는 것들이었다. 보통 그런 글에서 나의 몸은 파르르 떨리며 정답을 찾기라도 한 듯 굴었던 것 같다. 지금은 분노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안다. 이미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기에. 운명론을 갖다 붙여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그러하다. 그래서 내가 이제 분노하지 않느냐고? 한다. 그것도 아주 세고 짧게.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체감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 또한 다르다.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체감하게 된다면, 생이 조금 가벼워진다.
감정과 이성은 항상 분리되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건 글을 뱉어낼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글은 인생과 같다. 결국 인생은 어떤 형태로든지 글이 되어지고 만다. 인생을 살다가 보면, 쓰지 않고는 무언가를 남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때가 나타난다. 고통과 기쁨, 희로애락은 모두에게 찾아와 쓰디쓴 약을 주고 초콜릿을 건넨다. 쌉싸름하다가 달짝지근한 것의 중간, 맛이 변하기 그 중간 쯤 상기하고 다짐한다. 이 맛을 잊지 않으리라고. 깨달음은 눈 깜짝할 사이에도 발화되기 쉽기에. 인간은 달콤함에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말 것이기에. 인생은 그러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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