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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얼굴
내 안에 미친년이 숨어있다. 그 미친년은 때때로 사람을 울린다. 약한 사람만 골라서 울리고 상처를 후벼판다. 눈물을 보일 때까지 궁지로 몬 다음에 말한다.
'울 일은 아니지 않아?'
이것은 더 울어보라는 일종의 신호. 신호를 받은 눈물이 방울에서 줄기로 변할 때쯤, 위로하는 척 뺨에 입을 맞추며 눈물의 맛을 본다.
슬픔은 신맛, 분노는 짠맛이다. 나는 짠맛을 좋아한다. 속상하다 못해 분노에 찬 맛을 좋아한다. 눈물이 짤수록 미친년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다.
내 곁의 모두가 내 것이 되면 좋겠다. 영원히 내가 1순위면 좋겠다. 밟아도 밟히지 않고 애틋하게 바라봐 주면 좋겠다. 내 곁을 떠나도 날 잊지 못하면 좋겠다. 이 악랄한 년, 그런 년이 내 안에 산다.
착하게 살아야지. 착하게 살아야지.
이해해야지. 일부러 상처주지 말아야지.
주문처럼 중얼거리면서 이 싸가지 없는 년을 가둬두려고 애쓴다. 매일 매순간 애쓴다. 애쓰지 않으면 꼭 비집고 나온다. 끈질긴 년.
기쁨의 눈물은 단맛이 난단다. 이 글을 쓰면서도 단맛의 눈물은 어떤 맛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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