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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얼굴
주제를 받고 어디까지 나의 존엄성을 내려놔야 괜찮을지 생각했다.
심리학과 전공으로 관련 모임에 열심히 다니며 내가 수치스럽게 여기는 내 성격의 단점, 가정사를 드러낸 적이 많아
그렇게 들키기 싫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다. 내 모습을 인정해버렸으니까.
수치심을 내려놓았으니 이제는 존엄성을 내려놓아야 할 때인가..
나는 실은 코딱지를 잘 후벼 판다. 회사에서도 몰래 코딱지를 후비고 새끼손가락에 성과를 올려놓고 살짝 보고 버린다.
그리고 머리도 안 감은 적도 많다. 머리 긁다가 확인차 냄새도 맡는다.
엉덩이도 기똥차게 잘 긁는다. 집에서는 방귀로 연주까지 할 때도 있는데 밖에서는 깔끔한 척한다. 근데 깔끔해야 나랑 놀아주니까 깔끔하게 산다.
이 모습을 바깥 사람들에게 들킨다면 나는 죽고 싶을 것 같다. 평생 아무도 모르길 바란다.
글을 써보니까 내 존엄성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존엄성을 배려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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