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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얼굴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야근 잘하고 있냐고 연락하려던 순간,
너는 이미 퇴근하고 나서
나보다 쿨해 보이는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다.
옷도 잘 입고
여유 있고
게임이랑 작업도 같이 하고
나보다 술도 잘 마시는 그런 친구
일로 엮인 친구들인 걸 아는데
내가 아는 넌 그 친구들처럼 날티나는 성격이 아닌데
속으로 괜히 실망한다.
나는 대체 네게 뭘 표현할 수 있나
외사랑도 습관이 되다니
이쯤 되면 무언가를 좋아하는 내 모습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닌지 싶다.
내가 지금 큰일을 겪고 있지 않고,
가끔 있는 회식자리 숙취로 힘겹지 않고,
네게 멋져 보이는 옷이 넉넉하면
매일 술 마시자 밥 먹자 하고 싶다.
마음이 증발되면 좋겠다가도
요즘 삶이 너무 괴로워서
떨리는 마음이 흉터로라도 남아주면 좋겠다.
아직 널 비교할 대상을 못 찾았다.
로미오와 줄리엣, 레옹의 끝을 보면서
주인공들 참 어지간하다 했는데
나도 어지간히 어지간하다.
그 미소는 한철이 아니길 바라며
(2.5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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