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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예쁘고 잘생긴 사람에게 질투.
센스 있게 잘 꾸미는 사람에게 질투.
글 잘 쓰는 사람에게 질투.
목표가 뚜렷한 사람에게 질투.
듣는 음악 장르가 다양한 사람에게 질투.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질투.
놀고먹기만 해도 사랑받는 우리 집 고양이에게 질투.
‘내가 누굴 질투하는지 보면,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알 수 있게 됩니다.’
(!)
이 문장을 읽자마자 머리에 느낌표가 떴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위에 나열한 질투 덩어리 일곱 개가 결국 내가 되고자 하는 것이라니.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렇다. 음악을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듣고 싶다. 아끼던 옷을 입고 나가 고급 카페 ‘유락’에 가서 여유를 즐기고 싶다. 확실한 목표를 세워 열심히 살고 싶다. 원하는 일을 하며 놀고먹고 사랑받고 싶다. 멋쟁이 짓은 다 하면서 살고 싶다.
사실 어제의 맨얼굴은 내 친구를 질투하는 모습이었다. 친구를 질투하는 내 모습이 글에 묻어났다. 와중에 또 그 친구가 생각난다. 네가 다시 글감이 되다니. 영광인 줄 알아라.
그녀는 겉으로 보면 핀터레스트 외국 언니처럼 생겼다. 스타일이 확고하고 딱 봐도 멋쟁이다. 듣는 음악도 어찌나 다양한지. 가끔 ‘니 뭐 들음?’ 하면 판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골때리는 새끼…. 그녀는 나와 같이 음악을 하다가 길을 틀어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 인턴 생활도 하고 있다. 아니, 솔직히, 진짜, 정말로. 멋있다. 그녀의 삶이 부러울 지경이다. 학교 다닐 때 계속하던 말이 있다.
‘우리 진짜 열심히 살아서 돈 많이 벌고 문화 예술 작살나게 즐기러 다니자.’
열심히 산다, 돈 많이 번다, 문화 예술 즐긴다. 그녀는 셋을 다 하고 있지만, 난 셋 중에 전자와 후자만 열심히 하고 있다. 쩝…. 글로 적고 보니 헛웃음만 나온다. 친구야 딱 기다려라. 나 열심히 살아볼게.
에이씨, 짜증 나. 생각난 김에 카톡이나 해야지.
( 1 오전 11:35 어이 뭐 하셈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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