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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남자친구를 공부로 질투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누구보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 열망 때문에, 더욱 질투가 났다. 남자친구와 나는 같은 과로 자주 돌아오는 시험을 쳤지만 결과는 바로 알려주지 않았다. 남자친구는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서 항상 나보다 공부가 먼저 끝났다. 나는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꼼꼼하게 보는 성격이어서 (대학 공부하기에는 매우 비효율적이다),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한 두 시간씩 더 해야 했다. 공부하다 휴대폰을 보면서 쉴 때도 남자친구는 지금 공부를 하고 있겠지 하면서 불안했다. 아침에 잘 잤냐고 전화할 때는 남자친구가 어제 나보다 진도를 더 나갔을까봐 불안했고, 슬쩍 진도를 물어보며 견제하기도 했다.
남자친구에게 경쟁 심리를 품는 것을 넘어 나 자신을 스스로 깎아내리기 시작할 때,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유불급이라고, 약간의 경쟁심과 질투는 나를 침대에서 일으켜줄 도구가 되지만, 과도해지면 책상으로 갈 의지를 꺾는다.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기이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 자신 역시 내가 가장 좋아해줘야 할 사람이다. 쓸데없는 감정 소모에 빠지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왜 나는 계속 남과 비교하는 걸까>라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자 했다. 그 책의 핵심은 '나의 행동과 나 자신에 대한 평가를 분리하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포용적으로 받아들여라. 다른 사람에게도 이것을 적용하여, 사람의 행동은 평가하되 사람 자체를 평가하지는 말라'로 요약해볼 수 있겠다. 다른 사람에 비해 내가 게으르고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나를 비난하고 미워하게 되면 건강한 문제 해결에 도달할 수 없다. 이런 교훈을 나름 받아들여, 그 이후로 나 자신을 깎아내리는 수준의 질투는 하지 않게 되었다.
글쎄. 내가 지나친 질투를 멈춘건 시험 성적 공개날, 나의 시험 성적이 과에서 1등이었다는 걸 알게 된 이후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었던 시기와 시험 성적 공개 시기가 비슷하여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안의 열망과 질투심은 서로 끊임없이 장작을 넣어주며 불을 피워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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